부산대 코하루 돈코츠라멘 (추천)
다른 나라의 음식을 먹어보는 경험은 언제나 즐겁다.
약 8년 전에도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일본라멘을 처음으로 접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 소유라멘과 돈코츠라멘을 시켰는데 소유라멘은 짭짤해서 나쁘지 않았던 반면 돈코츠라멘은 느끼해서 그 뒤로는 라멘은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이래저래 다니면서 라멘을 종종 먹었지만 그 때의 맛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작년 봄쯤에 타지 사람인 남자친구에게 부산대 근처를 구경시켜주려고 갔다가 유난히 웨이팅 줄이 긴 가게를 발견했다.
코하루라고 하는 일본라멘집이었다.
이미 SNS나 인터넷 상에서도 유명한 맛집이어서 평일, 주말, 낮, 밤 할 것 없이 웨이팅이 길었다.
그래서 마감시간 쯤에 기다리는 줄이 없을 때 냉큼 들어가서 먹었다가 인생 라멘을 맛보고 나왔었다.
여름이 되면 한정으로 냉라멘도 판매하는데 새콤달콤하지만 내 입 맛에는 맛이 없었다.
무조건 돈코츠라멘! 코하루는 돈코츠라멘이 진리다.
장담건대 여기만한 라멘집은 (아직까지) 못 봤다.
혹시나 있다면 추천받습니다!!!!!!!!!!!!
찾아가는 방법은 어렵지않지만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차량을 가져가는 것은 비추한다.
아무리 주변을 뱅글뱅글 돌아도 주차 할 곳이 없어서 결국에는 돌아가는 것을 줄 서서 기다리면서 종종 목격했다.
코하루 주변이 주거지역이 밀집되어 있어서 주차장소를 찾기는 매우 힘들다.
가게가 크지는 않다.
가게 맞은편으로는 술집과 식당이 있지만 그 뒤로는 다 주택이라 낮에는 조용해서 코하루 앞만 붐빌 때가 많다.
안에 사람이 가득 차있으면 가게 앞 벤치에서 앉아서 기다려야 한다.
원래는 저 벤치도 없어서 그냥 서서 기다려야했었는데 이제는 벤치가 생겨 앉아서 기다릴 수 있으니 다리는 덜 아프다.
우리는 토요일 1시 조금 안되어서 방문했고, 만석이라 웨이팅 해야 했다.
저번에 왔을 땐 없었는데 어느새 입간판도 생겼다.
요즘 가게들은 옥외메뉴판을 붙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그 가게에서 판매하는 서비스의 종류와 가격을 보고 구매할 지 말 지를 정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살 지와 얼마를 지불할지를 미리 알 수 있어서 옥외메뉴판이 있는 가게를 좋아한다.
근데 코하루의 입간판에는 가격은 적혀있지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이 곳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가게 앞까지 왔다가 가격이 비쌀까봐 그냥 돌아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밑에서 다루겠지만 가격은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수준이기에 여기서는 오픈 시간과 라스트 오더 정도가 중요한 정보가 됐다.
다행히도 브레이크타임은 없다.
메뉴는 단일메뉴나 다름없다.
하카타돈코츠라멘.
매운 맛이냐 아니냐를 선택하는 정도라서 나처럼 메뉴를 못 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메뉴판이다!
남자친구는 하카타돈코츠라멘, 나는 매운 돈코츠라멘 0.5단계를 주문했다.
라멘에는 차슈가 기본적으로 3장씩은 들어가기때문에 차슈추가는 하지 않았다.
(라멘가격은 원래 7천원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면서 올랐나보다ㅠㅠ)
여름에 냉라멘도 먹어봤는데 물냉면, 물밀면처럼 새콤한 맛이다.
한정 판매라고 해서 한 번 먹어봤지만 맛없지는 않은데 다음번에 또 먹을만한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코하루는 BAR처럼 주방을 가운데 두고 1인석으로 삥 둘러서 앉을 수 있게 되어있다.
주방에서 일하시는 직원 분들과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생긴 곳은 부담스럽다.
그냥 테이블도 있지만 만석일 때가 많아 들어오는 순서대로, 자리가 나는 순서대로 앉아야 한다.
들어왔는데 짐이 많으면 직원분이 큰 소쿠리를 가져다 주시는데 거기에 겉옷이나 가방 등을 넣어두면 된다.
먹을 때 사용하는 도구나 반찬, 소스는 테이블에 하나씩 다 있어서 기호에 맞게 알아서 사용하면 된다.
다만 일본어로 적힌 소스와 마늘, 마늘다지개는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것인지를 몰라서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아 그리고 오픈주방임과 동시에 BAR형식이라서 내 몸 옆으로 음식들이 왔다갔다하기때문에 조금 위험해보였다.
쏟을까봐 걱정도 되고 옆 사람과 이야기하는데도 불편함이 있었다.
매운 돈코츠 라멘 0.5단계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그냥 하카타돈코츠라멘과 똑같다.
하카타돈코츠라멘에서는 땅콩소스의 향이 조금 난다면, 매운 돈코츠라멘에서는 매운맛이 그 땅콩소스같은 맛을 잡아주어 덜 느끼하고 개운하다.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메뉴판에 설명되어있던 신라면 정도의 맵기보다는 덜 매운 정도다.
다음에 가면 1단계로 다시 먹어볼 예정이다.
코하루를 몇 번이고 재방문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육수고 다른 하나는 차슈다.
돈코츠라멘 자체가 돼지뼈를 우린 육수를 사용한다고 알고있는데 여기는 뼈를 정말 푹 고는지 유난히도 진한 맛이 난다.
차슈 또한 퀄리티가 대박적이다.
살코기 아래에 지방층이 있는 것으로 미뤄보아 부위는 삼겹살인 것 같다.
두께도 상당할 뿐 아니라 3장이나 들어가있어서 한 입씩 먹어도 부족하지가 않다.
준비를 해둔 돼지고기를 토치로 겉을 예쁘게 구워서 고명처럼 올려준다.
하카타 돈코츠라멘
앞서 언급했듯 안에 들어가는 속재료는 숙주나물, 목이버섯, 계란 등 모두 같고 7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임에도 구성이 알차다.
계란은 반숙이라 굉장히 부드럽고 촉촉하다.
밀면이나 냉면에 들어간 계란은 완숙이라 제일 뒤에 먹곤하는데, 여기는 반숙이라 제일 먼저 먹는다.
이건 고명처럼 올라가는거라서 차갑다.
그냥 돈코츠라멘은 땅콩소스 같은 맛이 조금 느껴진다.
물론 땅콩소스는 아닐 수도 있지만 땅콩소스를 좋아하지않는 나도 좋아할 정도로 아주 적게 난다.
그저 깊은 육수의 맛에 감탄하면서 끝까지 먹게 된다.
면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이 드시는 분들은 주문할 때 미리 면추가를 하는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