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집

부산 마라탕 부산대 탕화쿵푸 / 저렴하고 맛있는 마라탕!!

당근냠냠 2019. 4. 1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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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약 1년간 중국인 언니와 방을 같이 썼었던 적이 있다.

그 때 중국인 언니가 정말 아끼는 거라며 컵라면 하나를 끓여줬는데, 난생 처음 접하는 향신료 맛이었음에도 마음에 쏙 들었었다.

성적이 급 떨어진 내가 기숙사를 나오면서(눙물) 언니랑 헤어지게 됐는데 그 뒤로도 종종 그 컵라면 맛이 생각나곤 했다.

지금이야 마라탕이나 훠궈 등 중국음식이 흔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양꼬치 정도만 겨우 맛보는 정도 (칭따오 이런 것도 없었음^_ㅠ)라서 그 어디에서도 컵라면 맛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추억의 맛으로 남나 했는데... 부산대에서 찾았다!!!!!!!
그것은 바로 마라탕이었다!!!!!!!!!!!

내가 반했던 그 맛이 지금 이렇게나 유행하고 있었다니... 나 빼고 다 알고 있었다니 조금 섭섭할 뻔 했지만 (누구한테..?)
진짜 진짜 그리웠던 맛을 찾은 기념으로 부산대 탕화쿵푸 포스팅을 한다♥

 

탕화쿵푸는 체인점이고 부산 탕화쿵푸 는 부산대점, 경성대부경대점이 있다.

위치는 부산대 정문 토스트골목으로 들어와서 쭉 걷다가 왼쪽 첫번째 골목 안에 있다.

글로 보면 ????? 싶은데 직접 가면 금방 찾는다.

골목 들어가자마자 바로 있어서 지도를 안 보고도 찾을 수 있었다.

 

가게는 이렇게 생겼다!!! 캐릭터가 드래곤볼 같은 느낌적인 느낌?!

원래 부산대에 있었던 라라관이 서면으로 확장이전하면서 부산대 학생들이 마라탕을 못 먹게 되어 아쉬워하다가 탕화쿵푸가 생긴 뒤로 가성비 마라탕이라며 만족을 하고 있다는 썰이 있었는데, 과연 사람이 정말 많았다.

4인 테이블 9~10개 정도 있었고, 가게 내부에 화장실도 있다.

우리는 토요일 낮 12시에 방문했고 우리 뒤로는 웨이팅이 좀 있었다.

웨이팅은 가게 밖 파란 의자에 앉아서 하는 부분..!

오후 3시 ~ 4시는 브레이크 타임이니까 시간도 잘 맞춰가야 할 것 같다.

 

탕화쿵푸에서는 내가 먹고싶은 재료를 고른 후 무게를 재서 가격을 책정한다.

티비에서만 보던 새로운 시스템이라 (내적당황)(내적당황) 좀 버벅거리면서 안내문을 보고 따라했다.

처음 오는 손님들도 많은지 다 안내문 보고 하더라는ㅋㅋㅋㅋㅋ

 

나는 정말 프로답게 주문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주문방법을 적어봅니다요.

1. 가게에 입장해서 자리를 잡고 짐을 푼다.
2. 바구니+집게를 잡아서 먹고 싶은 재료를 바구니에 담는다.
3. 계산대로 가서 저울 위에 올린다.
4. 알바생이 묻는대로 답을 한다.
   4-1. 마라탕/마라샹궈?
   4-2. 맵기?
   4-3. 고기추가?
5. 결제하고 번호키를 받는다.
6. 번호를 부르면 넵! 하고 메뉴를 받아서 흡입한다.

뭐든 처음은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막상 해보면 세상 쉽다.

아 한가지 어려운 점은 있었다......
바구니에 담고 싶은게 너무 많다는 점? 내가 담은게 대충 얼마정도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요금폭탄 맞을까봐 두렵다는 점?

 

재료는 제법 다양한 편이었다.

한때 핫했고 지금도 꽤 핫한 넓~은 중국당면도 있고, 건두부인 푸주 등 면종류만 해도 4~5가지가 됐다.

다만 요즘 핫한 분모자는 안 보였다.

 

채소도 신선하다.

배추, 숙주, 버섯, 고수, 연근, 죽순, 감자, 쑥갓 그리고 마라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청경채까지 다양하니 먹고 싶은 채소만 골라서 양껏 넣을 수 있다.

BUT 각 재료의 이름을 알 수 없어서 뭔지를 모르니 담기도 망설여지고 인터넷 검색을 해볼 수도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부산 마라탕 맛집은 많지만 가격대가 있어서 선뜻 도전하기가 그랬는데, 부산대 탕화쿵푸의 마라탕은 재료 100g당 1500원으로 탕화쿵푸 다른 지점보다 100원 더 저렴했다!

우리는 이런 뷔페식 마라탕은 처음 이용해보는데다가 공부도 안 해가서 조금씩 골고루 담았다.

다음 방문시 보완해야 할 점은 채소나 면 담을 때 물 최대한 털고 넣기!!!!!!

면: 중국당면, 푸주, 두부피?

채소: 청경채, 목이버섯, 숙주

기타 재료: 스모크햄, 소시지꼬치, 치즈떡꼬치, 새우완자볼 꼬치, 새우 꼬치
(꼬치에는 재료 3개씩 꽂혀있다.)

이렇게 담고,+양고기 추가, 마라탕 / 매운맛 2단계로 주문했다.

 

무게 잴 때 저울무게(154g)는 -154g으로 미리 빼져있다.

우리가 담은 재료들은 총 594g이 나왔고, 저기 넣은 꼬치들과 양고기 추가까지 다 합해서 총 15000원 정도 나왔다.

생각보다 저렴하게 담아서 꿔바로우도 함께 주문했다. (응??????)

 

물은 재료칸 제일 윗칸에 물통을 가져와서 마시면 되고, 수저 등은 테이블 옆 서랍에 있다.

식탁에는 매운 고추기름, 마라유, 발효식초 통이 있었다.

주문 전 자리를 맡을 때 식탁에 고추기름이랑 마라유가 있는 것을 보고, 매운맛을 잘 못 먹는 일행의 입맛에 맞춰 2단계 맵기로 시켰다.

만약 나한테 덜 매우면 나는 고추기름과 마라유를 더 넣어서 먹으면 되니까ㅎㅎ

 

같이 시켰던 꿔바로우 소짜부터 나왔다.

고기 조각은 총 5~6개 정도 나온다.

꿔바로우는 돼지고기에 감자전분 옷을 입혀서 튀긴 뒤, 새콤달콤한 소스를 부어먹는 음식이다.

평소에 찍먹을 좋아하는데 여기서는 부먹으로 내어준다.

중국 본토에서는 부먹으로만 준다던데 그래서 부먹으로 주는건가 싶당.

 

집게와 가위를 이용해서 먹기 좋게 잘라봤다.

튀겨서 바로 줘서 엄청 뜨겁기 때문에 식히기 위해서라도 잘라야했다.

고기가 꽤 두툼하고 튀김옷은 얇다.

 

꿔바로우는 정말 바삭!보다는 빠삭!에 가깝고, 딱딱함이 느껴졌다.

고기부분은 촉촉한데 튀김옷이 딱딱했다.

그리고 첫 맛은 진짜 새콤하고 끝 맛은 진짜 달았다. 꿀처럼 진한 단맛이 느껴졌다.

새콤함의 끝과 단맛의 끝을 체험할 수 있었다..

고기맛이 잘 느껴졌는데 소스맛이 너무 강해서 아쉬웠다.

원래 꿔바로우가 이렇게 극강의 새콤함과 극강의 단맛으로 이루어진 음식이었다면 다음부터는 꿔바로우를 안시켜야겠다ㅠ.ㅠ

 

꿔바로우의 신맛과 단맛으로 정신이 없을 때쯤에 마라탕이 나왔다.

다른 테이블의 마라탕들 보니까 산처럼 수북하게 나오던데, 초짜인 우리는 겁을 먹고 조금만 담아서 그런지 양이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과연 초짜들의 마라탕은 무슨 맛일지 궁금쓰했다!!!!!!!!!

 

로운 샤브샤브의 훠궈가 한국인 입맛에 맞춘 대륙의 맛이라면, 탕화쿵푸의 마라탕은 대륙의 맛에 더 가까웠다.

2단계라서 막 맵지는 않았지만 익히 들었던 마라탕 특유의 얼얼한 맛이 느껴졌다.

베이스가 되는 육수가 사골육수인지 뽀얗고 진했고 담백했다.

그 위에 매운맛(아마 고추기름)과 얼얼한 맛이 추가된 느낌이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맵고 얼얼하면 5년 전에 먹었던 중국컵라면 느낌이 날 것 같아서 나는 고추기름과 마라유를 첨가해서 먹었다.

나는 매운걸 좋아한다!하면 2단계는 좀 심심하지싶다.

엽떡도 착한맛 시키면 되게 닝닝한데 마라탕도 원래 맵게 먹는 음식이라그런지 매운맛이 더 맛있을 것 같다.

 

테이블 옆 서랍에 국자가 있으니 테이블에 있는 앞접시에 덜어서 먹으면 좋다.

두부피? 이름모를 면은 꼬들꼬들한데 닭껍질같이 오돌토돌한 느낌이 별로였다.

일행은 이게 맛있다며 다음번에도 먹겠다고 했다.

 

앞접시에 담겨있는 동그란건 새우완자인데, 어묵맛이다.

시장어묵보다는 삼진어묵이나 고래사어묵처럼 탱글한 맛이 더 느껴지는 맛이었다.

너도알고 나도아는 그 맛이지만 탱글탱글하고 마라탕과 잘 어울렸다.

 

양고기는 대패삼겹살처럼 얇았고 연하지는 않았지만 질기지도 않았다.

다행히 누린내도 안나고 둘이서 먹기에 양도 괜찮아서 좋았다.

 

이거는 먹을 때는 몰랐는데 이름이 푸주라고 한다.

콩으로 만든 건두부류인데 이름표가 없어서 버섯인줄 알고 넣었다ㅋㅋㅋㅋㅋ

결따라 잘 찢어지고 식감은 부드러은데 결이 나있어서 재밌다.

중국당면 다음으로 맛있었던 푸주!!!!!!!!!!

 

이건 중국당면! 넓적한 당면이 두 가지가 있는데 이게 제일 넓은 당면이다.

이거보다 얇은 당면도 같이 넣었는데(큰 그릇 자세히보면 있음), 이게 더 재밌고 맛있었다.

질겅질겅하고 잘 안 끊어져서 싫어할 수도 있지만 넓으니까 소스도 많이 묻어오고 더 쫄깃하다.

 

앞접시에 담긴 새우는 새우꼬치에 있던 칵테일 새우인데 크기는 작다.

 

큰 그릇에 있는 두부는 냉동시켰다가 나온 두부같았다.

두부 사이사이에 구멍들이 나있는데 여기에 국물이 한 가득 들어가있어서, 입에 넣고 씹으면 국물이 초ㅑ~하고 나온다.

전체적인 평가를 해보자면!

먼저, 내가 먹고 싶은 재료만 담아서 먹는 뷔페식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재밌었다.

친구랑 함께 가도 즐겁고, 연인과 함께 가도 즐거울 것 같은 시스템이랄까?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 했던 시스템이어서 신기했다.

 

꿔바로우는 너무 쌔그랍고 (갱상도 사투리) 너무 달았다.

궁금하다면 작은 거 하나 시켜서 맛을 본 뒤에 추가주문을 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

 

마라탕은 다른 곳보다 저렴하지만 대륙의 맛에 입문하기에 충분했다.

가성비가 좋다고해서 막 만드는 것도 아니고 육수도 제대로 냈고 주방에 계시는 분들도 모두 모자+앞치마 착용으로 청결하게 요리한다.

마라탕/마라훠궈의 끝판왕은 서면 라라관이라고 들었는데 거긴 웨이팅도 많고 비싼편이라 탕화쿵푸에서 저렴하게 마라탕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볼 수 있었다.

 

나는 탕화쿵푸 마라탕의 얼얼함과 베이스 육수의 담백함이 마음에 들었다.

짬뽕처럼 구성진 맛은 아니지만 (짬뽕과는 맛이 아예 다름) 마라탕의 고향인 중국 본토처럼 굵직굵직한 맛이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단순하게 말하자면 맛있었다!

중국음식을 처음 먹어본 일행도 맛있었다며 별점 4점을 줬으니 오리지널 한국인 입맛에도 맞는 것 같다.

 

부산대가 가깝지가 않아서 자주는 못 가겠지만, 조만간 또 한 번 가서 더 맛있게 만들어 먹고 올 예정이다!

다음에도 넣을 재료: 청경채, 푸주, 중국당면, 양고기, 새우완자, 숙주
다음에는 뺄 재료: 스모키햄, 치즈떡, 소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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