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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천천 벚꽃

 

목련이 피면 이제 봄이 온다는 신호고, 벚꽃이 피면 완연한 봄이 왔다는 신호다.

옛날에는 봄이라 하면 진달래꽃과 개나리꽃이 대표적인 봄꽃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이 벚꽃으로 바뀐 것 같다.

어릴 때 벚꽃은 일본의 국화라고 알아서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의 국화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것이 없으며,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벚나무인 '왕벚나무'는 우리나라 고유의 품종이라고 한다.

봄의 상징이 진달래와 개나리에서 벚꽃으로 바뀐 것처럼 나중에는 또 다른 꽃으로 바뀔 수도 있겠지만 '봄=벚꽃'이라는 공식이 유행하는 동안에는 찝찝한 마음없이 즐겨도 될 듯하다.

이렇게 풍성하고 예쁜 벚나무가 우리나라 고유 품종이었다니~ 하면서 말이다.

 

내 고향에 유명한 벚꽃 길이 있어서 해마다 거길 갔더니 부산에서는 꽃놀이를 가 본 적이 없다.

이번에는 고향에 갈 시간이 없기도 하고 시간을 오래 낼 수도 없어서 서면에서 가까운 곳으로 잠시 꽃놀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출처: 다음 검색 "부산 벚꽃 개화시기")

먼저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부터 검색해봤다.

올해 부산경남 쪽은 3월 27일~29일이 만개라고 하고, 주말에 비소식이 있어서 다음주에는 어쩌면 꽃이 다 떨어져서 못 볼 것 같았다.

부랴부랴 블로그 포스팅을 최신순으로 정렬해서 온천천 벚꽃 상황을 살펴봤는데, 어 생각보다 많이 폈네?

날씨도 보니 26일이 화창하고 주말까지는 흐림이래서 26일에 다녀왔다.

 

 

 

 

온천천 벚꽃길을 가기 위해 연산8치안센터 정류장에서 내려서 한양아파트단지 안을 지나오는데 아파트 단지 안에도 벚꽃길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었다.

온천천에는 가기도 전에 여기서부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파트 단지라서 조용하기도 하고 벚나무도 많고 무엇보다 이렇게 일렬로 벚꽃터널이 만들어져있어서 예뻤다.

26일 현재 아직 만개까지는 아니었고 바람이 불면 벚꽃잎도 조금씩 날리는 정도? 딱 하루 이틀 정도만 지나면 완벽하게 터질 것 같았다.

 

 

한양아파트와 온천천 사이의 길도 벚꽃길이다.

인도 겸 자전거 도로가 있어서 차 걱정없이 거닐 수 있었다.

평일이라 온천천이 많이 붐비지는 않았지만, 주말에 온천천이 사람들로 많이 붐빈다면 요 윗길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인도가 좁다.

 

 

한양아파트에서 쭉 나와서 내려오면 온천천 벚꽃길이 시작된다.

온천천 양 옆으로 벚꽃길이 쭉 이어지는데, 한양아파트쪽은 80%정도 피었고 반대편은 90% 가까이 피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피어있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벚꽃길이 훨씬 길고 깔끔하고 아름다웠다.

 

평일임에도 벚꽃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온천천 벚꽃길은 부산 벚꽃 명소로 뽑히는 곳이라 부산시민들은 물론이고 타지인, 심지어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벚꽃시즌에는 이렇게 많은 인파들이 몰리기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일도 많았다.

특히 온천천은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나뉘어져 있는데, 구경객들이 자전거 도로에서 걷거나 구경하고 사진을 찍느라 자전거 타시는 분이 불편해보였던 것과 사람들이 붐비는 데도 불구하고 자전거 속도를 내서 달려서 보행자도 위험해보였다는 것이 가장 큰 불편함이었다.

 

온천천 카페거리 쪽의 벚꽃은 확실히 90%정도 피었는데, 이렇게 위로 올라오면 드문드문 아직 덜 핀 곳들이 보인다.

벚꽃뿐 아니라 유채꽃도 강변을 따라 심어져 있었다.

파란 하늘, 노란 유채꽃, 하얗고도 분홍빛이 나는 벚꽃까지 더해져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예쁘게 나온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으며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온천천 강변은 따뜻함과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벚꽃길 위쪽에 자동차들이 줄지어 있는 것이 보이는데, 주차된 차량이 아니라 지나가려고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이다.

저 윗길로 드라이브를 하면 벚꽃터널을 지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도로를 따라 벚꽃길이 만들어져있어서, 뚜벅이들 만큼이나 차를 가지고 벚꽃 드라이브를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평일에는 완전 밀리는 정도는 아니고 신호 두 세번 정도 받으면 뚫리는 정도였다.

도로 위에서 봤을 때 벚꽃은 90% 만개해서 정말 예뻤다.

 

온천천 중간중간에는 건널 수 있도록 다리가 놓아져있다.

이건 돌로 된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찍었는데 왠지 폰을 빠뜨릴 것 같아 이거 한 장만 호딱 찍고 바로 가방에 넣었다ㅠㅠ

돌다리 은근 무서웠던 것.. 하지만 이 장면이 너무 예뻐서 넋을 놓고 봤다.

이 때가 오후 3~4시쯤이었는데 동양하이츠 쪽이 햇빛이 많이 들어서 사진 찍기가 좋았다. 

 

 

온천천 벚꽃길에서 느껴지는 것은 여유로움이었다.

벤치나 잔디밭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잠시 멈춰서서 끝없이 펼쳐진 벚꽃길을 멍하니 응시해보기도 하며 저마다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자연은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어 여유로움을 찾아주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래 강변이 너무 덥다면 이렇게 온천천 카페거리쪽 데크를 걸어도 좋다.

이 쪽은 어느정도 그늘이 지기도 하고 군데군데 벤치에 앉거나 데크에 잠시 기대기도 하며 쉴 수 있었다.

카페거리를 구경하는 것도 좋은데 도로쪽 카페는 내 기준 크게 구경할 것이 없었고, 골목 쪽으로 들어가니 예쁜 가게들을 볼 수 있었다.

난 한양아파트 들어오기 전에 맥도날드에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사 마셔서 카페에는 가지 않았다.

 

 

벚꽃길은 길고 포인트는 많으니 꼭 인생샷 하나씩 건져오길..!

푸디나 PICA, SNOW 같은 필터 어플로 이용하면 색감도 정말 예쁘게 잘 나온다.

중년의 어머님, 아버님들도 손가락 하트를 만들며 인증샷을 남기셨다.

너나 할 것 없이 사진을 정~말 많이 찍으니까 사진 찍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나도 남자친구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

기혼이신 분들 블로그를 보면 연인들을 보면서 저 땐 저랬지 부럽다~ 하시는 걸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나는 기혼분들 특히 아이들 데려오신 분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어서 자리를 잡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요즘이다. 

 

암튼 올해는 온천천으로 벚꽃놀이를 알차게 다녀왔다.

벚꽃도 생각보다 훨씬 만개해서 보기 좋았다.

아직 햇빛이 덜 드는 곳은 2~3일 정도 더 있어야 필 것 같지만 메인 벚꽃터널은 활짝 펴서 지금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

오늘 포스팅에 있는 모든 사진들은 2019년 3월 6일 오후 3~5시 사이에 찍은 것이니 참고하시고 즐거운 꽃놀이 다녀오세요^^

평일에 가신다면 온천천 완전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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