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 재기돼지국밥 / 영도소울이 담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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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섬, 영도는 참 매력적인 곳이다.

해운대나 남포동처럼 관광지로 잘 개발되어 있지 않고, 영도는 영도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영도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8~90년대의 정취는 물론 더 오래 전의 정취 또한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예스러워 정겹고 때로는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매력이 있다.

날 것 그대로의 부산을 느낄 수 있어서인지 많은 여행객들이 영도의 소울에 빠져있다.

 

영도에 가면 매번 드라이브를 하며 힐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영도 맛집을 탐방해보기로 했다.

이모 도나스는 진즉에 가봤었다.

그때는 별 맛이 있겠어? 하는 심정으로 사진도 안 찍고 먹었는데 인생 꽈배기를 만났었다.

이번에 방문해서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4월 22일부터 며칠간 사정상 휴무라고 해서 못 갔다^_ㅠ

 

암튼 그래서 이번 영도 여행에서 고르고 고른 영도 맛집은 재기돼지국밥과 일구 향 만두!

(일구향 만두는 곧 포스팅할 예정이다!)

 

재기돼지국밥은 남항시장 안에 있다.

오후 다섯 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갔는데, 밖은 아직 환한 반면 시장 안은 좁고 어두웠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왕래는 많은 편이었다.

남항시장은 처음 방문했는데 시장 골목 안에 돼지국밥집이 많아서 국밥 냄새가 가득했다.

고사용 돼지머리를 파는 곳도 많았다.

옛날에 시장 다닐 때 많이 보던 돼지머리인데도 오랜만에 보니까 괜히 그로테스크하고 이상했다.

그리고 내가 간 날만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시장에 파리들이 너무 많아서 입을 못 열고 다녔다.

뭔가 외지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그런 건가.. 암튼 요즘 시장 치고 하드코어였다.

 

서면 국밥골목처럼 이모님들이 가게 밖에서 돼지국밥을 말고 계셨다.

가게 바깥에는 국밥에 들어가는 고기, 순대 등이 쌓여있었다.

가게 사진을 찍고 들어서자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가게 안은 영도 그 자체였다.

8-9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가게 구조도 그랬고, 가구들도 그랬고, 손님들도 그랬다.

테이블 자리도 있고 좌식 자리도 있으니 원하는 곳에 앉으면 된다.

 

자리에 앉자마자 섞어국밥 2개를 주문했다.

서민음식인 국밥 가격이 왜 이렇게 올랐는지... 다른 돼지국밥에 비해 비싼 편이었다.

재기돼지국밥은 순대도 유명한데 이날은 사정이 있어서 먹지 못했다.

 

물은 셀프니까 신발장 쪽에 있는 냉장고에서 물통을 꺼내와서 마셨다.

브레이크 타임은 따로 없고 휴일은 둘째/넷째 일요일이라고 한다.

운영시간은 08:00 - 21:30

 

거울에 백종원 사진이 붙어있어서 찾아보니 3대 천왕에 나왔다고..

사실 부산에서 유명한 돼지국밥 하면 재기 국밥도 빠지지 않고 순위 안에 들었다.

한 번쯤 와봐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기회가 되어서 기대가 됐다.

 

돼지국밥이 나왔다.

그냥 돼지국밥은 국밥 안에 밥이 토렴 되어 나오니, 이게 싫으면 따로국밥을 시키면 된다.

다대기와 부추는 디폴트로 국밥에 얹어져서 나온다.

빼야 하거나 더 필요하다면 주문할 때 미리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간은 새우젓으로 맞추고 부추무침을 더 넣어서 커스텀을 했다.

 

국물은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돼지뼈를 정직하게 오랜 시간 푹 곤 맛이다.

뽀얀 색의 국물이었는데 프리마를 탄 것 같지도 않고, 특별하게 기교를 부린 것도 없었다.

 

내장과 고기가 이렇게나 푸짐하다.

오소리감투 말고도 대창도 많이 들어있다. 순대는 없음!

고기는 지방이 거의 없는 살코기였고 얇고 부드러웠다.

다만 누린내가 나는 내장 부위가 몇 개 있었다.

아마 대창인 것 같은데 나는 아부지가 이런 걸 좋아하셔서 어릴 때 많이 접했기에 오히려 진짜배기다 싶었는데,

남자친구는 누린 맛이 나는 부위를 한 번 먹고서는 어떤 부위인지 찾겠다며 내장을 하나씩 젓가락으로 집어먹었다ㅠㅠ

다행히 그 뒤로는 누린 맛이 나는게 없었지만 돼지국밥 초심자는 내장국밥이나 섞어국밥은 피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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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남항시장 재기돼지국밥의 장점은 건더기 고기를 많이 넣어준다는 것, 고기가 부드럽고 맛있다는 것, 오리지널 돼지국밥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맛은 생각보다 평범했지만 역설적으로 이제는 이런 평범한 돼지국밥을 찾기가 어려워졌기에 반가웠다.

다만 내장에 누린맛이 나서 돼지국밥을 하드코어로 만들어버린 게 너무 아쉬웠다.

 

내 별점은 별 4개
남자 친구 별점은 별 2개